축 처진 입꼬리와 어깨는 작업실 근처만 가면 바닥까지 닿아
걱정이 돼서 전화해 봤다는 장난 섞인 내 형제의 말에 한참 말을 아낀 다음
나 요즘 위험한 것 같아 우리가 보는 게 똑같다면 거울 속에 나를 바라보는 나와 지금 네 앞의 내가 정말로 같다면 정말로 같다면
식구들에 비해 초라한 내 영어 발음 “원형아, 이건 고쳤으면 해” 형의 말은 고쳐 쓰게 만들지, 내 맘을 담아뒀던 가사들과 고민하며 보낸 날을
원망스럽지, 내 자신이 도움 주신 GB형의 음악 사랑하냐는 질문에 대답은커녕 표정 관리도 안 되지 그냥 나가 뒤질까 했지
하늘이 높아졌던데, 가을이 오나 보네
그때 너와 나눠 낀 이어폰, 듣던 음악 올려 보던 달
딱히 안 내켜, 요즘은 내가 좋아했던 것들까지 딱히 안 내켜, 요즘은 내가 가지려 했었던 것들 다
밀려오는 무기력은 나를 작아지게 만들어 이겨내려고 발버둥을하면 할수록
나를 더욱 끌어내려, 이대로 포기하면 맘은 편해질까 나약한 생각이 들어 매번
의기소침해진 내게 진심 어린 단어들은 hangman 밧줄 혹은 뱀처럼 나의 목을 옭아매지
느껴지는 부담 땜에 연락 피한 거야, 미안해
얼마 전에 태양이가 화를 많이 냈지 아마도 그 전날에 술에 취해 나는 우리 엄마처럼 죽을 용기가 없댔지 그의 울분에 정신이 번쩍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