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살 무렵 십리 길 심부름에서
얻어 감춘 숭어 한 마리 있다
바닷물이 거품을 물고 수문을 빠져나가는
저수지의 한 중심
염전 일꾼들의 좁혀오는 그물망을 뚫고
허리를 휘어 허공으로 몸을 날리던
숭어 한 마리
아스라한 수직의 높이에서
순간의 호흡으로 빛나다가
그물망 너머 물결 속으로 사라져갔다
물결 속으로 사라지는 숭어를 보며
나는 다리를 후들거렸다
여시구렁 어두운 산길이 무서워
후들거리던 때와는 달랐다
무섬증과는 전혀 다른 후들거림을
온 몸에 품게 한 숭어 한 마리
내 가슴엔 아직도
뙤약볕 아래 물결 속으로 사라지던
그 후들거림이 산다